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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짧은 2박3일 후기 우리의 경비는?

귀연색2 2020. 8. 4.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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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짧은 2박 3일 후기 우리의 경비는?

제주도 항공권

2월에 다녀온 제주도 여행을 상기시키며 글을 적는다. 제주도 여행은 2월 22일, 23일, 24일 총 2박 3일이었지만 저렴한 경비를 위해 22일 저녁 비행기로 제주도를 갔다가 24일 아침에 돌아오는 일정의 짧은 2박 3일이었다. 2박 3일 간 총경비는 30만 원 안팎이다. 지금과는 달리 비행기 표도 아주 저렴했고 렌트카, 숙박까지 모두 할인받아서 저렴하게 이용했다. 

비행기표는 위메프에서 완전 초특가로 나온 표를 사 2명 왕복 티켓이 70,000원 정도였다. 한 명 당 왕복 티켓이 35,000원. 정말 저렴한 가격이라 월차를 안 쓸 수 없었다. 비록 출발이 저녁 비행이고 도착이 아침 비행이라고 할지라도. 그리고 렌트카도 위메프에서 검색해서 갔는데 내가 선택한 차종은 K5였다. 혹시나 사고 날 것을 대비해 '슈퍼 자차(완전면책 + 한도 무한)'으로 렌트했는데 할인받아서 25,000원에 구매했다.

그리고 2박 묵는데 허름한 곳에 묵기는 싫고 그렇다고 남들 다 보는 오션뷰를 하자니 그것도 돈이 좀 아까워서 이번에는 바다 근처 숙소지만 오션뷰가 아닌 산이나 들이 보이는 확 트인 곳을 찾았다. 2박에 70,000원이었다. 꼭 써야 할 경비 중 비행기, 숙소, 렌트카를 다 합한 가격이 165,000원이었다. 여행 시작도 전에 저렴한 경비로 들뜨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제주도 공항 제주공항
제주도 술 제주소주 푸른밤
제주도 소주 제주푸른밤

제주도 여행 2박 3일 일정

22일 토요일 저녁 여덟 시 비행기라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꼼꼼히 챙겨 김포공항으로 갔다. 그때는 코로나 19 초기라 김포공항이 아주 한산했다. 짐도 별로 챙기지 않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훌쩍 떠났다. 제주도에 도착해선 바로 렌트카 업체의 셔틀버스를 타고 내가 예약한 렌트카가 있는 주차장으로 갔는데 주차장이 상당히 넓어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 역시 제주도에선 크게 렌트카 업체를 하는 게 돈이 잘 될 것 같다는 얘기를 하며 숙소를 찾아갔다. 

숙소를 찾아가는 길에 슈퍼에 들러 여러 가지의 술과 안주거리들을 사서 갔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밤 10시가 다 되어 조용했는데 사장님이 아주 친절하게 반겨주셨던 것만 기억난다. 밤이라 그런지 내가 상상했던 뷰는 볼 수 없었고 과자와 술을 먹으며 내일 일정을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다가 잠들었다. 사실 일정은 딱히 정하지 않았고 짧은 시간인 만큼 가고 싶은 곳 2,3곳만 골라서 가자했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황금색 들판에 기분이 좋았다. 숙소를 잘 선택한 듯싶었다. 침대도 2개여서 아주 편했고 방 자체가 꽤 넓어 내 짐들을 널부러놓기에도 좋았다. 원래 제일 먼저 가려고 했던 곳은 '걸매 생태공원'이었는데 배가 고파 밥을 먼저 먹기로 했다. 제주도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고등어회'와 '딱새우 회'를 먹으러 서귀포 올레시장에 갔다. 무뚝뚝하지만 친절한 사장님이 있는 유명한 그 횟집은 맛도 좋았다. 양이 많아 포장해달라고 했더니 빨리 먹어야 맛있다며 조금만 시켜서 맛있게 먹는 게 좋다는 얘기를 해주시던 친절한 사장님이 잊히지가 않는다.

제주도 숙소
제주도 딱새우회
제주도 고등어회
제주도 맛집 고등어회 맛집

제주도 여행 2박 3일 코스

걸매생태공원에 갔을 때에는 여러 가지 꽃들이 한두 개씩 피어나고 있었다. 날씨가 따뜻하다고 해서 얇게 입었었는데 생각보다 조금 추웠었다. 그래도 삼각대로 야무지게 세워두고 사진을 아주 많이 찍었다. 어렸을 때 엄마가 동백꽃 밑에서 찍어준 내 사진이 생각나 동백꽃이 보이길래 똑같은 포즈로 찍었는데 그늘이 져서 그런가 옛날 사진 느낌이 나지 않아 아쉬웠다. 다음에 다시 도전해봐야지!

그러고 나선 유채꽃밭으로 향했다. 산방산 근처에 유채꽃밭이 상당히 많은데 많은 관광객들이 강매 아닌 강매를 당하게 된다. 유채꽃 밭 앞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귤을 팔며 앉아계시는데 유채꽃이랑 사진 찍고 싶다면 입장료 1,000원을 내고 찍으라고 하신다. 어디는 시간제한도 있다고 하는데 내가 간 곳은 딱히 시간제한은 없었다. 우리끼리 실컷 찍고 지나가던 다른 관광객들과 서로 사진 품앗이를 해주며 놀았다. 

제주도 걸매생태공원
제주도 산방산 유채꽃
제주도 바다
제주도 송악산

그 후에 간 곳은 송악산이었는데 송악산 가다가 바다가 너무 예뻐 근처에서 사진 찍고 놀자며 즉흥적으로 차를 세웠다. 바람이 꽤 매서웠지만 바다가 투명하게 보여서 이걸 안 보고 갔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악산에서는 정말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간 곳 중에 가장 사람이 많았다. 올레시장 보다 많았는데 그 이유는 아마 직접 가 보면 알게 될 것 같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제주도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는 몰랐는데 그걸 잘 알게 해 준 곳이 나한테는 송악산이다.

산방산 근처 유채꽃밭 할머니들한테 강매당한 귤을 까먹으며 숙소로 돌아왔다가 비양도를 보러 금능해변을 가기로 했다. 해질 때쯤이라 정말 환상적이었다. 비양도는 꼭 어린 왕자에 나오는 보아뱀 같다. 코끼리를 잡아먹은 보아뱀 모양이다. 바다는 물이 빠져 찰박찰박 했었는데 그 물에 비치는 건물들과 해가 정말 예뻤다. 몇 번이나 눈에 담고 또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다. 꼭 다시 한번 직접 가서 보고 싶다. 

제주도 금능해변 비양도
제주도 김치찌개 맛집
제주도 동백꽃잔
제주도 카페 하이엔드 제주

남자 친구가 김치찌개가 너무 먹고 싶다고 해서 근처 김치찌개 집을 검색해서 갔는데 웬걸 진짜 너무 맛있었다. 관광객은 하나도 없고 토박이들만 있는 그런 김치찌개 집이었는데 서빙하시는 이모님들도 너무 친절하셨다. 무슨 소주를 먹으면 동백꽃 잔을 준다고 하는데 우린 차도 있고 번갈아 가며 운전해야 할 것 같아 술을 먹을 수 없는 상태였다. 동백꽃 잔이 너무 예뻐서 '와 너무 예쁘다... 진짜 갖고 싶어' 이렇게 말했을 뿐인데 갑자기 이모님이 들고 가라며 동백꽃 잔을 주셨다. 심쿵! 영원히 간직해야지! 아직도 동백꽃 잔을 생각하면 정말 제주도라는 곳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마지막 일정은 카페였다. 그냥 숙소 들어가서 잠들기 아쉬워 유명한 카페를 검색해서 갔는데 김치찌개 값보다 더 많이 나왔다. 위치가 좋아서 그런 걸까. 커피와 빵을 사 먹었는데 거품 가격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래도 빵 맛있게 먹었으니까 용서해줄 순 있지만. 제주도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카페는 좀 걸러서 가는 게 나을 듯하다. 예전 가족여행으로 왔을 때에도 유명한 카페를 몇 군데 갔었는데 다 꽝이었다. 카페와 맛집은 찾아보고 가는 방법밖에 없는데 내가 찾아온 카페 때문에 다 허위광고 같이 느껴졌다.

새벽에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다. 하루 종일 먹었던 음식물들이 다 걸려있는 듯한 느낌이었고 너무 아파서 잠이 오질 않았다. 결국 남자 친구도 나 때문에 잠을 깨서 계속 약을 사다 준다 했는데 나는 그냥 같이 조금만 걷자며 새벽 3,4시쯤 밖에 나가게 되었다. 그때의 제주도 밤하늘이 잊히지 않는다.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별들이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는 건 정말 내 인생에 처음이었다. 누군가가 박아놓은 듯한 반짝임이었다. 그리고 바다 근처로 갔을 때, 그 새벽에도 일어나서 일나가시는 분들을 볼 수 있었다. 그것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난 내가 살던 곳을 떠나서 놀려고 온 곳에서 누군가의 삶을 엿보는 기분이랄까. 

제주도 밤바다

제주도 여행 2박 3일 일정을 마치며

돌아오는 아침에는 정신없었는데 전날 숙소 카드키도 잃어버려서 조금 멘탈이 나가 있는 상태였다. 렌트카 기름 채우고 가는데 생각보다 차가 막혀서 초조했었다. 그리고 렌트카를 반납하고 셔틀을 탔는데 아니 내 지갑이 없는 게 아닌가! 분명 기름 채울 때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남자 친구가 셔틀에서 내려서 지갑 찾아온다고 했는데 셔틀이 출발할 때까지 오질 않아 나도 허겁지겁 셔틀버스에서 내렸다. 비행기를 놓칠 것 같은 느낌이 심장이 쿵쾅거렸다. 

남자 친구가 지갑도 찾아주고 괜찮을 거라며 토닥여줬다. 공항에 도착해서야 마음이 푹 놓였는데 진짜 비행기 타야 하는 일정이 있으면 꼭 공항에 미리 도착해야 할 듯하다. 우리가 수화물이 없어서 망정이었지 수화물이 있었으면 모바일 티켓으로 되지 않아서 줄을 길게 서야 했을 거고 그러면 아마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시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20분 정도가 남아서 면세점에 들러 과자를 두 개 샀다. 즐겁게 먹으면서 김포공항에 왔는데 정말 번개처럼 지나간 제주도 여행이었다. 

올해 안에 다시 제주도 여행을 가고 싶다.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여행을 못 가는 인파들이 다 제주도나 부산으로 몰리고 있다는데 얼른 좀 코로나 19가 끝나서 남들 안 갈 때의 조용한 제주도를 느끼고 싶다. 물론 형편이 좀 더 나아져서 해외여행을 간다면 더 좋겠지만.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제주도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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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항공권 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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