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상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해석
주말에 드디어 그 유명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봤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고 그 외의 영화제에서도 상을 휩쓸어 세계에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널리 알렸다. 그리고 그 영화 속에 나오는 '짜파구리'를 검색해보는 외국인도 늘었다고 한다. 그만큼 이 영화가 영향력 있는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순식간에 지나간 느낌이다. 아마 영화관에서 봤다면 더 빨리 지나갔을 듯하다. 영화를 보면서 여러 번 놀랐는데 첫 번째는 영화의 흡입력 때문이었다. 내가 극 안에 있는 느낌이었고 나오는 캐릭터들의 개성이 너무도 뚜렷해 진짜 실제 인물들 같았다. 두 번째는 배우들의 연기다. 원래도 연기를 잘하는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이정은 은 더 말할 것 도 없었고 박소담, 최우식, 박명훈 이 세명은 정말 이렇게 연기를 잘한다는 것에 너무 놀랐다.
특히나 박명훈 분은 영화 '기생충'에서 처음 봤는데 존재 자체가 소름 끼칠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 정말 그 오랜 시간 동안 지하에 살다 보면 저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 듯 한 모습이었다. 이쯤 되면 감독의 캐스팅 능력이 탁월했다고 밖에 말을 못 한다. 어떤 관점으로 뽑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같이 다 연기를 잘하고 내용도 탄탄하고 감독이 의미하는 바도 어렴풋이 이해가 가는 영화였다. 정말 상을 받을 수밖에 없도록 잘 만든 영화다.
'기생충'해석, 결말
많은 사람들이 영화 '기생충'을 보고 나면 어떤 의미가 숨어있는지 궁금해할 듯하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고. 영화 시작 직전 여섯 번의 종소리가 난다고 한다. 난 영화관에서 보지 않아서 그런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극장 사운드 채널 체크용 소리라고 한다. 잘 들어보면 종소리마다 위치가 바뀌어서 나고 마지막에는 모든 곳에서 소리가 난다고 한다. 영화 기생충뿐만 아니라 '옥자', '플란다스의 개'에도 이러한 소리들이 들어갔다고 한다. 이 마저도 감독의 세심한 체크라고 생각이 들었다.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노래는 '소주 한 잔'이라는 노래다. 봉준호 작사, 정재일 작곡, 최우식 노래라고 한다. 봉준호 감독은 "사람이 온갖 감정을 느끼게 될 때면 혼자 소주 한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영화의 마지막 기우의 감정을 담은 이 노래를 들으며 만감이 교차하는 영화의 여운을 이어 나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봉준호는 "굳이 양극화, 경제 사회적인 이야기를 결부시키지 않아도 가난한 자와 부자들의 이야기를 넓게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히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라는 건 영화 그 자체다. 영화를 통해서 부자와 가난한 자들을 학술적으로 분석한 것이 아니다. 인간의 모습을 투영해서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기생충'에 대해 "출발 자체가 가족이다. 기묘한 인연으로 얽히는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면 어떨까 싶었다. 기본적인 삶을 이루는 단위이자 삶의 형편에 따라 다 형태가 다르다.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에서부터 밀접한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다루자 싶었다. 부자와 가난한 자 이야기지만 좀 더 현실적이고 우리 삶에 밀접한 이야기를 다뤄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기생충' 속 계단, 그들의 집, 진화하는 술
기생충에선 3가족이 등장한다. 송강호 가족, 이선균 가족, 이정은 가족 이렇게 3 가족인데 각자 다 다른 위치의 삶이라고 볼 수 있다. 제일 윗 계급인 이선균 가족은 차를 타고 올라가 대문을 통과한 후 다시 계단을 올라가야만 들어갈 수 있는 집에 살고 있다.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절대 침수될 위험이 없고 심지어 마당에 어린이용 미제 텐트를 쳐도 비 한 방울 새지 않는다.
하지만 송강호 가족은 다르다. 계단을 한참 걸어내려 가 지상에서도 반 정도 아래에 있는 반지하 집에 살고 있다. 햇빛이 들기도 하고 들지 않기도 하는 반지하. 방역차의 뿌연 연기, 취객의 노상방뇨 또한 심심치 않게 겪을 수 있다. 하층민이지만 계급 이동이 가능하다. 가족 4명이 모두 집 안에서 피자박스를 접고 있지만 각자 가진 특기가 있다. 그리고 아들 친구 덕에 이선균 집에 한 명씩 한 명씩 스며들기 시작한다.
마지막 가족. 이선균 집에 상주하는 가정부 부부다. 지하보다 더 내려가 완전히 빛이 들지 않는 곳에 살고 있다. 며칠에 한번 이선균 가족들이 아무도 없을 때만 올라와 햇빛을 볼 수 있다. 완전한 하층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선균 집에 기생해서 살 정도이고 계급 이동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그 집에 계속 기생하여 살 생각뿐이다. 센서를 통해 이선균에게 메시지를 보내지만 닿지 않는다.
이 가족들이 들통나기 시작한 것은 바로 냄새 때문이다. 이선균의 아들이 제일 먼저 눈치챈다. 그러면서 송강호 가족에게 다 같은 냄새가 난다며 이야기를 한다. 이 냄새는 바로 반지하 냄새. 이들에게 이미 스며들어 있는 냄새는 절대 지울 수 없다. 이선균이 말한다. 지하철 탄 사람들의 냄새라고. 이때 관객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직감한다고 한다. 왜냐면 대부분 지하철을 타기 때문이다.
그리고 송강호 가족의 상승세는 그들이 마시는 술로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다. 영화 초반에는 편의점에서 가장 저렴한 필라이트를 마신다. 아들 기우와 기정이 그 집에 들어가서 과외선생으로 일하기 시작하고부터는 술이 조금씩 더 비싼 것으로 바뀌고 결국에는 이선균 집에 몰래 들어가 양주를 꺼내 마시기도 한다. 그들의 대화에서도 이선균 집에서 놀고먹으며 '이게 우리 집이라면?' 하는 가정을 하다 쏟아져 내리는 빗길에 다시 원래의 집에 돌아온다. 그들을 반기는 건 이미 침수당한 반지하집이다.
영화 '기생충' 후기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은 정말 감독이 많은 생각을 가지고 만든 영화였다는 것이다. 나오는 음악도 좋았고 90%가 세트장이었다는 집들의 모습도 좋았다. 일부로 이선균의 집은 개개인이 집 안에 있어도 서로를 잘 못 보도록 각을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세심한 장치들이 영화를 완성시켰는데 봉준호 감독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영화였다. 올해 봤던 영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고 이 영화를 이제야 봤다는 것이 참 후회됐다.
각종 영화제 상을 휩쓸었다는 이 영화를 어느 관객의 리뷰처럼 자막이 아닌 영화 만들어진 그대로 볼 수 있어서 참 행운인 것 같다. 만약 영화관에서 다시 재개봉을 한다면 꼭 보러 가야 할 듯하다. 흑백판도 있다고 하는데 흑백판으로 한번 더 볼 생각이다. 만약 아직 영화 '기생충'을 보지 않았다면 꼭 보길 바란다. 정말 인상 깊었던 영화였다. 왓챠에서 다시 볼 수 있으니 언제든 다시 보기 바란다.
'Media >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리뷰] 넷플릭스 영화 프로젝트 파워(Project Power, 2020)결말, 딱총새우? (4) | 2020.08.22 |
---|---|
[영화리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후기, 평점, 쿠키영상은? (8) | 2020.08.12 |
[영화리뷰] 넷플릭스 키싱부스2 결말, 새로운 서브남주 마르코의 등장! (6) | 2020.07.28 |
[영화리뷰] 영화 반도 4DX 후기 , 쿠키영상 (18) | 2020.07.24 |
[영화리뷰] 실화 영화 '노트북' 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추천! (15) | 2020.07.11 |